아이의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혼내거나 타이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잘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응용행동분석(ABA)에서는 이것을 ‘강화제’라고 부르는데요.
이 강화제를 잘 활용하면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습니다.
강화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실제로 많이 쓰이는 음식, 감각, 활동 강화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목차 - 1. 음식 강화제 2. 감각 강화제 3. 활동 강화제 |
1. 음식 강화제
아이가 어떤 행동을 잘 해냈을 때, 간단한 간식을 보상으로 주면 생각보다 효과가 좋을 때가 있습니다.
언어 표현이 어려운 아이에게, 의자에 잘 앉아 있는 행동을 반복해서 연습하면서 사탕 한 개로 강화했더니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음식 강화제는 특정 행동 후에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그 행동이 다시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강화 방법입니다.
언어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아동, 동기 유발이 어려운 초기 행동 훈련 단계의 아동, 편식 등 식습관 개선을 위한 아동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예 : 아이가 의자에 앉기 > 사탕 한 개 제공
- 예 : 말로 요청하기 성공 > 초콜릿 한 조각 제공
- 예 : 스스로 장난감 정리 > 음료 한 모금 제공
- 사례 1 : 병원 치료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에게 야채나 계란 같은 목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시리얼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선호 음식을 보상으로 줬더니, 식사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 사례 2 : 젖병만 고집하던 세 살 아이에게 컵으로 음료를 마시면 복숭아 한 숟갈을 준다고 하였더니, 컵 사용률이 점점 올라가더니 결국 100%까지 도달했답니다.
단, 음식 강화제를 사용할 때에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입니다.
매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두 번째는 적절한 양과 시기를 조절해야 합니다.
너무 많이 주면 포만감으로 인해 강화 효과가 떨어지고, 너무 적게 주면 동기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점차 줄이기입니다.
음식 강화제로 시작하되,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 강화제로 전환해 내적 동기 형성을 유도해야 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행동 직후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강화제는 바람직한 행동이 일어난 직후에 주어져야 연결이 명확해집니다.
2. 감각 강화제
아이들 중에는 말보다 감각적인 자극에 훨씬 더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감각 강화제는 아이가 특정 행동을 한 후 '감각적인 자극(촉각, 청각, 시각)'을 받는 것을 통해, 그 행동이 다시 일어나도록 강화하는 자극입니다. 주로 자폐 스펙트럼 아동이나 감각에 민감한 아동에게 많이 사용합니다.
- 사례 1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5세 아이가 있었는데, 반짝이는 불빛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일반적인 칭찬이나 간식에는 큰 반응이 없던 아이였죠. 그래서 버튼을 누르면 LED 조명이 반짝이게 했더니, 요청 행동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관심을 행동 강화에 연결시킨 것입니다.
- 사례 2 : A는 과제에 집중하는 시간이 매우 짧았습니다. 치료사는 아이가 과제를 5분 안에 완료하면 부드러운 브러시로 손을 긁어주는 자극을 주었고, 아이는 이 자극을 기대하며 과제에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했고, 점차 과제 수행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단순히 '과제를 하자'고 말하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감각을 보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가 행동 변화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감각 강화제는 아동에게 직접적 쾌감을 주기 때문에 동기 유발에 탁월합니다.
또한, 말을 잘 못하거나 타인과 교류가 어려운 아동도 감각 자극에는 자연스럽게 반응합니다.
장난감, 불빛, 소리 등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충분히 강화제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3. 활동 강화제
활동 강화제는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한 뒤에,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 행동을 더 자주 하도록 만드는 강화 방법입니다.
즉, "네가 이걸 하면, 좋아하는 걸 할 수 있어!"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놀이, 산책, 보드게임, 체육 활동 등 아이가 즐기는 활동을 이용하여 보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예 : 아이가 수업 시간에 자리에 잘 앉아 있으면 > 쉬는 시간에 블록 놀이 시간을 줍니다.
- 예 : 숙제를 다 하면 >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 예 : 말로 요청하기를 성공하면 > 선생님과 손잡고 산책할 기회를 줍니다.
- 사례 1 : 초등학교 특수학급에 다니는 8세 남자아이는 수학 문제지를 받으면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자리를 이탈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교사는 아이가 평소 블록 놀이를 매우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활동을 보상으로 활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문제지를 다 풀면 블록 놀이 시간을 줄게"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여전히 문제지 앞에서 멍하니 있거나 장난을 쳤습니다. 그래서 교사는 접근 방식을 바꿔 문제를 풀 때마다 진도를 표시해 주고, "이 부분까지 하면 블록 놀이 3분!"식으로 작은 단위로 나눠 즉각적인 보상을 연결해 줬습니다. 아이는 블록 놀이를 하고 싶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더 긴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2문제를 풀고 3분 놀이였지만, 나중에는 10문제를 풀고 10분 놀이로 자연스럽게 늘려나갔습니다.
이처럼 활동 강화제는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고 유지하는데 효과적입니다.
활동 강화제는 음식처럼 포만감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사회성이나 일상 기능과 연결되기 쉬워 일반화가 잘됩니다.
대신 아이에게 진짜 의미 있는 활동이어야 하고, 행동 후 바로 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강화 효과가 큽니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것도, 반응하는 자극도 모두 다릅니다.
오늘 배운 강화제 세 가지(음식, 감각, 활동)를 직접 적용해 보고, 어떤 방식이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지 관찰해 보세요.
행동 변화는 억지가 아닌, 즐거운 경험에서 시작됩니다.